[낭독의 발견] 배우 변희봉의 인생 낭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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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낭독의 발견] 배우 변희봉의 인생 낭독
  • 문기훈 기자
  • 승인 2009.01.14 20:29
  • 댓글 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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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괴물>로 스크린 천만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. 영화 <더 게임>에서는 40여년 연기 인생 첫 주연을 맡기도 했다. 오롯이 걸은 연기자 한 길, 아직도 하고 싶은 역할이 너무 많다며 눈을 반짝이는 배우 변희봉이 낭독무대에 오른다.

어두컴컴한 무대, 가느다란 핀 조명에 의지하고 서서 담담히 들려주는 첫 낭독은 윤동주 시인의 <자화상>. 어려운 시대상황에서 치열했던 시인의 고민이, 육십년을 훌쩍 넘어 배우 변희봉의 목소리로 생명력을 얻는다.

작년 가을, 한국 현대시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낭송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, 시를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고 털어놓는 배우 변희봉. 소리 내어 시를 읽다보면 시를 쓰는 시인의 마음과, 연기자의 마음이 포개져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는 그가 들려주는 두 번째 낭독은 신경림 시인의 <갈대>“-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/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/ 그는 몰랐다”

40년 연기인생의 긴 기다림 속에서, 괴로운 현실을 잊기 위해 산을 자주 찾았다는 배우 변희봉의 세 번째 낭독은 조정권의 詩 <산정묘지 1>.

지루한 기다림을 참고 견디면, 반드시 길은 있다고 강조하는 그는 품안에서 소중한 한시집(漢詩集)을 꺼내든다.

“六角 꽃 감상하며 뜰 위에 섰노라니 내 백발도 함께 반짝거림을 미워하노라…”

이어지는 낭독은, 고향 마을에서 면장을 하며 한시를 즐겨짓던 조부의 詩 <初雪>. 연기에서 묻어나는 농익은 감수성이 사실은 집안 내력이었음이 살짝 공개된다. 해가 갈수록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는 배우 변희봉의 마무리 낭독은 마종기 시인의 <방문객>. 희망과 용기를 주는 새해인사와 함께 낭독무대를 마무리한다.

한 치의 빈틈없는 긴장감과 몰입의 무대로 객석을 사로잡은 변희봉 편 <낭독의 발견>은 1월 16일(금) 밤 12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.


[사진=KBS, 낭독의 발견]

<ⓒ뉴스 애니한닷컴>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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